저번에 EBS반디를 분석하며 오디오 기능에 흥미를 갖게되어
이번에는 오디오북 어플을 분석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둘 다 나에게 필요한 어플은 아니었다.. 그 이유는
1. 음성으로 책을 읽어주는 기술이 아직은 어색해서 장시간 듣기가 어려웠다 (몰입이 안 된다)
2. 음성을 듣는 것 보다 내가 읽는게 더 빨라서 답답했다
3. 그래서 대신 전자책을 읽으려고 시도했지만 눈에 피로감이 상당했기에 불편했다
사실 기대를 하고 어플을 깔았기 때문에 이렇게 불편함이 많을줄 몰랐고, 많이 실망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에게(일단 나는 아닌 것 같다) 오디오북의 수요가 있는지 알아보고, 그 현황을 먼저 알아보고자 했다
오디오북 어플의 실태
한국소비자원(2022.09.02)에 따르면
오디오북 서비스를 계속 이용중인 경우가 24.8%, 이용 경험이 있지만 현재 이용을 중단한 경우가 75.2%로 밝혀졌다.
이용중단 사유로는 '오디오북을 잘 이용하지 않게 되어서'가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났다.
그럼 어떤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것일까?
밀리의서재에서 발간하는 '밀리 독서 리포트' 2022년도, 2021년도에 따르면
2021년 전체 회원 중 오디오북을 이용한 비중은 28% 불과했고,
책을 가장 많이 읽은 시간대는 밤 9시-10시, 오전 8시-9시에 집중되어 나타났다
또한 2021년 윌라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소설 오디오북이 오디오 베스트셀러 톱 20중 14개를 차지했으며,
콘텐츠 청취시간도 28%에서 44%까지 크게 늘었다고 한다. 그리고 '미스터리, 스릴러'장르가 높은 순위에 올랐으며,
매거진과 같은 연재형 콘텐츠도 이용하는 소비자가 꾸준히 증가했다고 한다
오디오북 어플에서 다양한 장르의 책을 제공하고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사용자 입장에선 특정 장르의 콘텐츠만 이용가치가 있다고 해석된다
선호하는 오디오북 장르는 소설이 압도적으로 높다
또한 특정 시간대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오디오북 사용자의 행태는 생활 루틴과 관련이 깊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가 오디오북을 이용할 때 오디오에만 집중하는 경우는 8.5%에 불과했고,
출퇴근 및 통학 중 청취가 28.9%, 잠자리에 들기 전 청취가 26.4%로 멀티태스킹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디오북을 잘 사용할 수 있는 유저는 다음과같이 생각된다
1) 소설과같은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
2) 멀티태스킹에 이용하려는 사람
오디오북 기능의 필요성?
앞의 데스크리서치를 통해 오디오북 어플의 헤비유저를 추측해보았다
저번에 EBS반디를 사용할때, 나의 경우엔 콘텐츠에 집중하며 자기계발을 하고싶어서 사용했는데
오디오북 어플의 경우 목적이 아예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효과가 있다
다른일을 하면서 흘러듣고(잠자기 전, 운전 중, 출퇴근 중 ...)
정보성 콘텐츠보다 소설등을 성우 목소리를 통해 생생하게 듣고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어 보인다
아무래도 내가 내 속도에 따라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남이 읽어주는 속도에 맞춰가야 하기 때문에,
심상이 들어가 주의를 쉽게 기울이지 않아도 이해될 수 있는 콘텐츠가 효과(?)가 있는건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해보게 된다
따라서 이번 레퍼런스 분석에서는 각각 오디오북 기능을 사용자에게 어떻게 전달하고자 하는지
서비스별로 목적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보고자 한다
밀리의 서재는 종합 독서 플랫폼, 윌라는 성우 낭독형 오디오북 어플
밀리의서재와 윌라의 메인화면은 구성방식이 완전히 달랐다
밀리의서재는 오디오북을 내세우는 어플이라기보다 다양한 책을 모바일로 경험하는 종합 플랫폼에 가까웠다
메인화면에서 제공하는 기능이 너무 많았고, 오디오북 어플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상단의 네비게이션인 NOW, 스토리, 밀리로드는 처음에 직관적으로 어떤 기능인지 예상하기 어렵다
NOW는 전자책 콘텐츠를 모아놓은 페이지를 의미하는 듯 했고,
스토리는 회차가 있는 정기 간행물, 밀리로드는 추천 작품을 큐레이팅한 페이지였다
그리고 메인 배너에선 전자책을 홍보하고 있었으며
하단에는 즐겨찾기와 나의 습관에 대한 설정을 할수 있는 정보가 담겨있다
오디오북을 생각하고 들어왔다면 다른 기능들이 먼저 보여 혼란스러울 것 같다
반면 윌라의 경우 '전문 성우가 낭독하는 완독형 오디오북'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출발한 어플리케이션이다
상단의 네비게이션은 오디오북, 전차잭, 웹소설, 클래스 등으로
밀리의서재와는 달리 콘텐츠의 형태에 따라 다르게 분리해놓았다
하단에는 현재 듣고있는 오디오북을 바로 재생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있어 바로 이전의 콘텐츠를 이어 들을 수 있다
상단에는 오디오북에 관련된 배너가 있었고, 내가 수집한 오디오북이 하단에 정리되어있다
메인화면의 경우 윌라가 더 직관적으로 오디오북 기능에 맞춰 화면을 설계했다고 생각한다
밀리의서재의 메인화면에서는 서비스의 목적이 무엇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독서습관 형성 어플인가? 오프라인 서점과 같은 브라우징 경험을 제공하려 하는가?
콘텐츠 모듈의 다양성과 번잡성 그 사이
밀리의 서재 메인화면을 스크롤하면 독서습관, 독서관련 컨텐츠, 전자책 추천, 오디오콘텐츠 등의 카테고리가 나온다
그런데 각 콘텐츠 모듈을 구성하는 제목의 일관성이 떨어진다
단어로 끝나는 타이틀이 있는가하면, 반말을 쓰는 타이틀, 존댓말을 쓰는 타이틀 등 각자 다르다
또한 타이틀의 줄바꿈이 어색한 경우도 있다
또한 각 콘텐츠별로 레이아웃도 달라서 번잡스러워보인다
일관적인 레이아웃을 좀 더 신경쓰면 깔끔해보일 것 같다
윌라의 경우 각 콘텐츠별 타이틀의 UX라이팅이 일관적이다
그리고 콘텐츠별로 레이아웃도 일관적이고, 몇 가지에만 변주를 주었다
눈의 피로감이 덜하고 콘텐츠의 세로 길이가 크지 않기때문에 스크롤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목적의 상세페이지
밀리의서재 상세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독특한 기능은 책에 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완독 예상 시간, 완독 확률의 지표에따라 사용자를 분류해놓은 것이 재미있다
그리고 성별, 연령별 인기 분포도 알 수 있게 시각화해놓았다
그런데 책을 선택했을 때, 이러한 지표를 왜 확인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는 모르겠다
아마 다른 사람과 책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인가?라는 추측을 해보았다
윌라의 경우 오디오북 기능에 맞춰 상세페이지가 정리되어 있었다
책의 별점, 리뷰, 재생시간, 파일크기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하단에는 책의소개, 목차, 리뷰를 나눠서 페이지를 만들었다
특히 책의 목차별로 오디오를 다운받을 수 있게 한 기능이 유용해보인다
오디오북 어플리케이션 비교 및 정리
- 데스크 리서치를 통해 오디오북 기능의 필요성을 느끼는 유저는 멀티태스킹을 하면서 흘러듣고싶은 사람, 소설과같은 심상이 있는 성우의 녹음을 듣고싶어하는 사람 두 가지로 파악할 수 있었다
- 이러한 유저들만을 리서치해 오디오북을 통해 얻는 효용에 대해 알아내고 이를 위한 기능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 밀리의서재의 경우 종합 플랫폼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기능을 제공하지만, UX라이팅과 레이아웃 등이 번잡하여 혼란을 줄 수 있다
- 윌라의 경우 오디오북 콘텐츠를 일관성 있는 레이아웃으로 정리하여 제공한다
- 밀리의서재는 데이터를 이용해 책을 카테고라이징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완독 확률, 완독 예상 시간)
- 윌라는 목차별로 나눠서 들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Takeaway
한국에서 오디오북 컨텐츠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도입기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책의 내용을 음성이라는 방식을 통해서 '전달'하는 것이 아닌 조금더 다각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오디오북의 기능이 기존의 책을 읽는 방식의 변화라면 그 기능만은 필요없다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다
장기간 사용하는 유저에게서 필요성이 보인다면 그 기능만을 위해 고도화를 시도해봐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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